지난 19일 부터 3일동안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여름휴가를

안동으로 다녀왔다.

특히 고가에서 묵었던 그 감동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정녕 모를게다.

오랜세월동안 많은 사람의 손때가 묻어있고 우리네 조상의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고가(수애당- 전주류씨의 가옥) 는

여유까지 갖게 해주었다.

풀벌레소리를 배경음악으로 모기장에서 맞은 첫날밤은

낯설은 타지에서 느끼는 생소함으로,

조용한 산사와 같은 고즈녁한 분위가 어색해서,

쉬이 잠을 청할 수가 없었지만,

다음날 아침 사랑방의 문을 열자 들어오는 나즈막한 담과 앞산의 풍경

은 그대로가 한폭의 그림으로 감동 그 자체였다.


이튿날 직접 끓인 밥과 김치찌개에 아침을 먹고

주인마나님이 가르쳐주는 한지공예를 마치고

11시쯤 숙소를 나와 하회마을로 향했다.

영국의 여왕이 감탄했다던 하회마을 구경하던 중

하회마을에서 먹었던 매콤한 맛의 안동 찜닭은 더운날

느껴본 이열치열의 색다른 맛. 또 먹고싶어지니 어떡하나!

오락가락하던 비를 용케도 잘 피해다니며 보았던

보물과 국보가 그득한 봉정사를 구경하고,

안동권가인 나의 종가를 보고싶은 욕심으로

지도를 보고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가 결국은 산골의

좁다란 길에서 경운기 뒤를 따라가다 날이 저물고 말아

마냥웃었던 우리가족의 둘째날 여행은 그렇게 날이 저물었다.


셋째날 고가에서 해준 아침을 먹고 유교의 전통과 역사를 알게 해주는

안동박물관, 안동댐, 드라마촬영장 그리고 아름다운 나무다리

월영교를 구경하고 늦은 점심으로 안동의 헛제사밥에 간고등어,

그리고 동동주까지 한 잔 마시고 나니 벌써 안동을 떠나야했다.


이틀동안 텔레비젼도 없고, 컴퓨터도 없는 곳에서의 생활이 두아들

녀석들에게는 힘든 시간이었겠지만, 오랜만에 얼굴을 맛대고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고가에서의 생활은 아마 오래도록

잊지못할 여행의 추억이 될 듯 싶다.

2박 3일이 짧게만 느껴졌던 안동여행을

올 가을 주말여행으로 다시 찾을까한다.(도산서원을 가보지못함)

마지막으로 수애당의 젊고 친절한 안주인마님께

마치 친정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어 감사드리고

남편의 탁월한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전라도 순천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