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지하철에서 현행범으로 붙잡힌 불법촬영, 전과가 남지 않는 선고유예를 받은 사례
지하철에서 불법촬영을 하다 현장에서 체포되어 혐의를 다투기 어려웠던 사안에서, 자발적 치료와 반성의 정황을 체계적으로 입증하여 전과가 남지 않는 선고유예를 이끌어낸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퇴근길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있던 여성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다가, 뒤에 있던 시민에게 그 자리에서 발각되었습니다.
곧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고 휴대전화가 압수되어 포렌식까지 이루어졌습니다. 범행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운 불리한 조건에서 사건을 맡게 된 것입니다.
Ⅱ. 사건 쟁점
유죄가 사실상 정해진 사안이었으므로, 다툴 지점은 형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라는 양형이었습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카메라 등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면 성립하며,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
이 사건이 겨냥한 것은 선고유예였습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 자체를 미뤄 두는 제도로, 판결 확정 뒤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보아 사실상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형법 제59조). 다만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라는 까다로운 요건이 붙고, 사회적 비난이 큰 성범죄에서는 법원이 이를 매우 신중하게 보아 선고유예가 나오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서 반성한다는 말이 아니라, 잘못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재범을 막기 위해 실제로 움직이고 있음을 진정성 있게 보여 주는 일이 관건이었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변호인은 한 번 더 기회를 주어도 좋겠다는 확신을 재판부에 심어 주기 위해, 수사 단계에서 선고 직전까지 양형자료를 네 축으로 빈틈없이 쌓았습니다.
1) 스스로 이어 간 체계적 치료
양형 변론의 핵심은 다시는 같은 일이 없으리라는 점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납득시키는 데 있습니다. 의뢰인은 사건 직후부터 정신건강의학과를 꾸준히 찾아 여섯 차례 전문의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를 병행하였으며, 전문 심리검사와 상담을 거치며 자신의 내면 문제를 직시하였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범죄 재범방지교육과 인지개선훈련을 자발적으로 이수하였습니다. 변호인은 이 치료·교육 이력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여, 의뢰인의 노력이 일시적 전시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변화였음을 재판부가 확인하도록 하였습니다.
2) 행동으로 뒷받침한 반성
의뢰인은 수사 단계부터 여러 차례 반성문을 냈는데, 단순한 사과의 되풀이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어떤 고통을 주었는지 구체적으로 돌아보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직업적 경험을 살려 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마치는 등, ‘반성’이라는 말에 실체를 부여하는 행동을 이어 갔습니다.
3) 객관적 자료로 전한 개인적 사정
변호인은 의뢰인이 처한 형편을 객관적 증빙과 함께 전달하였습니다. 의뢰인은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군 복무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하고 의병 전역한 이력이 있었고, 최근 수술로 신체적 고통이 더해진 상태였습니다. 아울러 적지 않은 채무를 지고 고령의 부모 생계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이를 부채증명원과 의료기록 등으로 뒷받침하며, 벌금형이 선고될 경우 의뢰인의 경제 사정이 한층 나빠질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소명하였습니다.
4) 가족과 직장동료의 탄원
의뢰인의 누나가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냈고, 함께 일한 직장동료 세 명도 평소 성실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증언하며 탄원에 동참하였습니다.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의 구체적이고 진솔한 진술은 의뢰인이 본래 이런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Ⅳ. 결과
재판부는 의뢰인에게 선고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공개·고지명령을 면제하고 이수명령과 취업제한명령도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선고유예 판결이 확정되면 2년이 지난 시점에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의뢰인은 전과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붙잡혀 유죄를 다투기 어려운 사건이라도 정신과 치료, 심리상담, 재범방지교육, 봉사활동, 반성문, 탄원서, 경제적 사정 증빙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